““가격 경쟁력 좋아졌지만”… 한·중 FTA 관세 따라 희비“
[서울신문]
한국 기업들 수출 영향은
중국이 외국산 소비재 상품에 대해 수입 관세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기업의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 관세 인하 대상 품목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로서는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관세 철폐 여부, 가격 경쟁력이 미치는 영향 등을 따져 수출 전략을 짤 것을 주문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 등에 따르면 관세 인하 대상은 영유아 제품과 의류, 주류, 일상용품 등 187개 소비재다. 관세 인하율은 7.7~17.3%이다. 관련 품목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관세 인하 조치는 현지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환우 코트라 동북아사업단 조사담당관은 “최근 경쟁력이 눈에 띄게 높아진 우리나라 화장품의 경우 한·중 FTA에서 관세 철폐가 되지 않은 품목”이라면서 “수입 관세 인하 효과는 다른 나라에도 똑같이 부여되긴 하지만 최근 경쟁력을 발휘하는 분야인 화장품 수출에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품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중 FTA에서 관세 철폐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미 FTA로 관세가 없거나 낮은 품목을 수출하고 있을 경우 경쟁국에서 수출하는 제품의 현지 판매가격만 낮아져 오히려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도 중국 측의 이번 조치가 직접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품목별로 따져 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는 품목과 고가 브랜드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주로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중소·중견기업들에는 가격이 매출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자동차나 고급 브랜드 제품 등 이미지로 승부하는 경우에는 중국의 관세 인하 조치가 큰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